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시드니 레스토랑 휴버트 (후버트, Hubert) 메뉴 추천 예약 및 런치 재즈공연 식사 후기

by 룰루띠 2025. 5. 5.
반응형

5월은 참 바쁜 달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어린이날에 어버이날, 스승의 날까지 있지요. 근데 저희 집은 줄줄이 제 생일에 동생 생일까지 있어요. 호주는 어버이날 대신 마더스데이(Mother's Day)랑 파더스데이(Farther's day)를 따로 하는데요. 공교롭게 마더스데이는 5월 둘째 주 일요일이에요. 그래서 이것도 5월의 행사가 돼버렸어요. 무료한 일상에 가끔 오는 기념일들이 일상의 활력도 되지만 또 살짝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요. 올해는 5월 모든 기념일을 하루로 퉁쳐서 축하하기로 하고 후버트 레스토랑을 예약했어요.

레스토랑 휴버트 · 15 Bligh St,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4.6 ★ · 프랑스 음식점

www.google.com.au

 
허버트, 휴버트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데 오지(호주사람)가 후버트가 맞대요. 저는 미리 한 달 전쯤 예약했어요. 예약한 테이블은 80불 이상 써야 한다고 안내가 되어 있는데요, 걱정 마세요. 80불 이상 쓰게 되실 거예요. ㅎㅎㅎ

후버트가 시내에 위치해 있어 차는 안 가지고 가기로 했어요. 갈때는 기차를 타고 올 때는 새로 생긴 메트로(Metro)를 타기로 했답니다. 메트로는 오랜 공사 끝에 몇 년 전에 생긴 시드니의 경전철이에요. 부동산업자들이 시드니 외곽에 집을 더 지어 팔려고 만든 거라고 하지만 편리한 구석이 있어요. 근데 이게 시내를 지나다 보니 플랫폼이 땅속 깊숙하게 위치해 있어 입출입에 시간이 너무 소요되는 단점이 있더라고요. 아무튼 기차를 타고 십 분을 걸어 후버트에 도착합니다. 메트로 마틴플레이스역에서는 2분 각이에요.  

저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세요

 
지하에 위치해 있어도 점심인데도 마치 저녁을 먹으로 온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레스토랑 분위기가 마치 파리에 와있는 것처럼 압도적으로 좋았어요.

 
빈병 인테리어는 딱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저 병을 다 씼었을까요? 아니라면 그 안의 곰팡이들은??) 후버트에는 정말 잘 어울리네요.

 
가끔 유명하고 바쁜 레스토랑을 가보면 테이블이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더라구요. 그래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데 후버트는 테이블도 크고 테이블 사이의 간격도 넓어 좋더라구요.

 
메뉴를 고르고 있는데 뮤지션들이 벌써 조율을 하고 있더라고요. 표정들이 멋지셔서 더욱 좋았어요.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며 공연이 시작되었어요. 점심에 공연을 하는 줄도 몰랐는데 테이블이 무대 바로 앞에 배정되어 약간 부담스러웠어요. 소리가 크면 음식을 음미하는데 방해가 될까 봐요. 그런 것도 다 생각하셨는지 상당히 조용하고 부드러운 재즈가 연주되더라고요. 딱히 공연시간을 공지해두지는 않았는데요. 점심의 경우 12시 오픈해서 준비하기 시작해서 12시반부터 약 30-40분간 연주하시더라구요. 공연을 바로 보고 싶으시면 12시 반에 예약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음식은 먹고 싶은 거 다 골라~ 이런 식으로 선택에서 메뉴가 좀 엉망진창이었어요. 감자요리가 계속 겹치고 소고기 요리로 겹치고요. 그래도 생일이니 먹고 싶은 거 다 먹어야겠죠? ㅎㅎ 온트레(Entree)로 바게트랑 Pommes Anna(폼 아나, 프랑스식 감자 그라탕), Beef Tartare가 먼저 나왔어요.

버터가 좀 많이 짰어요

 

Pomme Anna 저는 강추합니다

 

Beef Tartare 프랑스 육회

 
일단 바게뜨가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뻥 조금 보태면 모든 메뉴 중 바게뜨가 제일 맛있더라고요. 왜 때문인지 호주에서 맛있는 바게트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운데요. 이 집 바게뜨는 겉바속촉 바게뜨의 정석이더라고요.  폼아나(Pommes Anna)는 고소하고 바삭했고요. 소스에 담긴 밑쪽은 촉촉해서 정말 맛있었어요. 육회도 신선하고 맛있었어요. 바삭한 프렌치프라이에 섞어먹는 육회가 좀 색달랐는데 저는 육회만 먹는 게 더 맛있었어요.

Saint Jacques et Tartine de Crevettes

다음 메뉴는 이름이 엄청 긴 Saint Jacques et Tartine de Crevettes였는데요. 쉽게 말하면 어묵튀김이에요. 동생이 시킨 건데 엄마는 이게 맛있었다 하시더라고요. 저는 저 소스가 아주 맘에 들었어요. 절대 미각을 지닌 동생의 말에 따르면 타임이 많이 들어갔다 하더라고요. 비니거가 많이 들어간 신맛에 전혀 달지 않아서 튀김과 아주 잘 어울렸어요. 가니쉬로 나온 샐러드도 맛있었어요.

온트레( Entree)가 끝나고 메일이 나옵니다. 참, 아쉽게도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술을 마시진 못했고요. 동생은 맥주 한잔 했어요. 요새 잘 나가는 시드니 레스토랑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인당 8불의 물값을 받더라 고요. 참 속상합니다. 돈도 돈이지만 잘 씻지도 않고 소독도 안 하는 병에 담긴 물을 마시기가 싫더라고요. 예전에는 10불이면 제가 좋아하는 삼펠 그리니 1리터 댓 병을 마실 수 있었거든요.

Sirloin Steak 서로인 스테이크 맛있어요

 

미디엄으로 완벽하게 구워진 스테이크가 나옵니다. 육즙이 풍부하고 맛있었어요. 저는 등심의 지방을 좋아하는데 지방이 기분 좋게 씹혀서 좋았어요.
 

기대했던 비프 부기뇽은 생각보다 실망이었어요. 첫맛은 좋았는데 고기에서 냄새가 나더라고요. 두껍게 들어간 베이컨도 냄새가 나서 별로였어요. 소스와 메쉬포테이토, 버섯은 맛있었어요. 스테이크를 시켰으니 생선이나 닭을 시켰어야 했는데, 유명한 프렌치 레스토랑이라 비프 부기뇽을 먹어보고 싶었거든요. 역시 소고기 요리 두 개는 무리입니다.
 

한국인의 국룰이라는 김치그라탕은 죄송하지만 진짜 별로예요. 워낙 한국손님들이 많아서 넣은 메뉴인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냥 맛이 없어요. 김치를 잘게 썰어 빵가루를 섞고 위에 다시 빵가루를 올려 오븐에 구운 거 같아요. 김치 자체는 맛있는 걸 쓴 거 같은데 너무 짜고 풍미가 없었어요.
 

동생이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감자가 메인으로 들어간 요리를 총 세 개 시키게 되었는데요. 호주에서는 프렌치프라이를 칩스(Chips)라고 부릅니다. 칩스는 맛있었어요. 전 뚱뚱한 칩스보다는 이렇게 날씬한 칩스가 맛있더라고요.
 
세 명이 먹기에는 조금 많은 음식을 시켜서 결국 김치그라탕과 칩스는 남겼어요. 배에 디저트는 들어갈 자리도 없었고요. 빌을 달라고 하니 기다리는 동안 이걸 가져다주네요. 요런 센스 칭찬드립니다.

그래서 조용하게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줬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후버트에 대한 글을 보니 카드서차지에 대해 언급하셨더라고요. 카드 서차지를 받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카드로 계산할 때 기계에서 팁을 요구하더라고요. 앞에서 빤히 보고 있는 데 안 주기 좀 민망하잖아요. 호주에는 흔히 팁문화가 없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호주 사람들은 관대한 편이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도 자기가 만족하면 얼마든 팁을 주기도 하는데요. 기준은 '자기가 만족'했냐는 거인 거 같아요. 그래서 만족하셨으면 팁을 남기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다만 후버트에는 팁이 10%부터 사작하더군요. 맨 밑에 'Custom' 옵션이 있는데 이미 누른 상태라 취소하지 못하고 30불 이상을 팁으로 주게 되었는데요. 제 기준에서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5불 정도면 적당했을 거 같은데 속이 좀 쓰리더라고요. 이런 모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분은 캐쉬를 들고 가시기 바랍니다. 두 분이 200불 정도 드시고 서비스가 좋았으면 10불 정도 드리시면 될 거 같아요. 일요일에는 10%의 서차지가 붙고 공휴일에는 15%가 붙어요. 이건 보통 일요일이나 주말에 직원들에게 초과수당을 페이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휴일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휴일에 일을 하는 분들에게 하는 작은 배려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여러 가지(분위기, 위치, 맛, 공연)를 고려해보았을 때 후버트는 시드니를 방문하시는 분들께 분명 좋은 선택지인 거 같아요. 특별한 날 기분 내러 가기도 좋은 장소임이 분명하고요.


제가 추천하는 메뉴는

1. 서로인 스테이크
2. Pommes Anna
3. 비프 타르타르


 
엄마는 새우관자 어묵 커틀렛(Saint Jacques et Tartine de Crevettes)이 맛있었다하시고 동생은 스테이크가 젤 맛있었다고 하네요. 

참고하시라고 영수증 첨부할게요.

반응형

댓글